HENOKO
Two-channel Video Installation HD 16:9,  19 minutes 48 seconds, looped,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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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채널 비디오 설치 작업 ‘헤노코’ 는 일본 최남단의 작은 섬, 오키나와 헤노코 마을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군기지 건설 반대 시위현장, 그 외 오키나와 곳곳에 남아 있는 제 2차세계대전의 흔적, 그리고 작가의 고향인 경기도 평택 근처의 오산 미군기지의 모습을 두 스크린에 교차하여 보여준다. 때로는 우연에 의해, 때로는 작가의 의도에 의해 두 스크린의 무빙 이미지들은 서로 교차상응한다. 1960년대 흑인인권운동의 상징으로 널리 사용된 ‘위 쉘 오버컴’ 시위노래는 이제 일본으로 건너와 미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일본인들에 의해 불리고, 시위대가 3-4개의 시위노래를 연달아 부른 후, 일종의 약속된 의식처럼, 경찰은 시위대를 한명한명씩 떼어내 해산시킨다. 그들(시위대와 경찰)은 이 약속된 의식을 1997년 부터 지금까지 10년간 매일 아침 6시 반에 해오고 있다.

 

2.

오산 미군기지 앞 형성된 번화가 길거리엔 의미를 알 수 없는 영어랩과 임재범의 ‘너를 위해’가 함께 흘러나오고 익숙한 멜로디 속 흥얼거리게 되는 노랫말, ‘내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과 그걸 지켜보는 너 그건 아마도 전쟁같은 사랑 난 위험하니까 사랑하니까 너에게서 떠나줄꺼야’. 그 뒤로 비치는 미군 트로피 상점. 노래 제목처럼 우리를 위해서 그들이 온 건지, 이제 우리를 위해서 떠나줄건지(혹은 떠나버릴건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3.

영상 속 스토리는 오로지 화면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의 나열과 관찰된 사람들의 발화를 통해 이끌어진다. 말하지 않음으로써 드러나는 화자의 목소리는 헤노코라는 작은 마을이 동아시아에서 가지는 지정학적 의미와 상징성, 한국-미국-일본의 삼각관계, 강렬한 식민과 전쟁의 흔적, 현재진행형인 전쟁의 징후, 복잡한 정치적경제적 역학관계를 넘어 다양한 층위의 사람들의 감정과 이해관계, 거대사의 흐름속 휩쓸리는 개인들과 저항하는 그들의 의지, 더 궁극적으로는 국가와 개인, 시민의 관계에 대해 물음을 던진다.

 

4.

관객은 작품의 일부로써 스크린과 함께 설치된, 시위현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낚시용 간이 의자에 앉아 영상을 감상하고 영상 속 주제에 대한 본인의 경험치와 이해의 깊이에 따라 감정이입의 대상이 달라진다. 시위현장에서 충돌하고 증폭되는 사람들의 강렬한 감정들과 군대라는 표상으로 나타난 전쟁의 위압감은 스크린에서 반복적으로 소비된다. 결국 반복되는 감정들과 표상들은 흥미를 끄는 대상에서 점점 무뎌진 감각에 파묻혀 지루함의 대상으로 전락한다. 그리고 그 지루함에서부터 시위의 본질이 시작된다.